어째서 단순한 것들이 복잡하게 되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복잡한 것을 단순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 산타페 연구소와 ≪타임≫ 수석 편집자가 제시하는 문제를 바라보는 전혀 새로운 시각

심플렉서티[신간]

복잡한 문제 속에 숨은 단순한 해결책

원제 Simplexity (Why Simple Things Become Complex (and How Complex Things Can Be Made Simple))

옮김 김훈 | 제프리 클루거

출판사 민음인 | 발행일 2010년 8월 20일 | ISBN 978-89-942-1031-5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 145x220 · 420쪽 | 가격 16,000원

책소개

우리 삶을 바꾸어 놓을 ‘복잡성’의 세계
정치, 사회, 문화 등 우리 삶의 각 영역에서 비밀스럽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복잡성’의 정체를 밝히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까지 다룬 책이 ㈜민음인에서 출간되었다. 『심플렉서티』의 저자 제프리 클루거는 《타임》 수석 편집자로, 커버스토리에서 다루었던 9․11 테러 현장에서 나타난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전염병 예방 효과는 전혀 없으면서 막대한 자금만 투입하고 있는 현실 등을 예로 들며 복잡성이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상황 인식과 문제 해결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편집자 리뷰

복잡한 문제의 단순한 해결책과 단순한 현상의 복잡한 본질
『심플렉서티』(간단함simplicity과 복잡함complexity의 합성어로 저자가 만든 단어이다.)에서 저자는 우리가 본능, 두려움, 사물의 크기, 아름다움과 같은 겉모습에 속아 세상의 패턴을 제대로 꿰뚫어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복잡성’ 렌즈로 바라본 세상은 전혀 다른 곳이 된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은 생각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바로 해결될 수도 있고, 또 하찮게 여겼던 것들이 오히려 엄청나게 복잡한 것이 될 수 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머리 겔만 등이 설립한 미국 산타페 연구소에서는 복잡성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 연구 결과들이 우리 생활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서술하고 있다.
 
어떤 과학자든 이구동성으로 복잡성complexity이란 포착하기 힘든 개념이라고 말할 것이다. 복잡성은 꼭 찍어서 제자리에 고정시키려는 모든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개념이다. 복잡하게 보이는 것이 지극히 간단한 것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매우 간단해 보이는 것이 현기증 날 정도로 복잡한 것이 될 수 있다. 실내에서 자라는 화초 하나가 거대한 제조 공장이 돌아가는 양상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일 수도 있다. 정원에서 사는 개미 집단 하나가 인간 사회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일 수도 있다. 또 문장 하나가 책 한 권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것이 될 수 있고 노래 가락 하나가 노래 한 곡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이 될 수 있다.
_서문 중에서
 
 
사람들은 왜 불타는 무역 센터 건물에서 재빨리 탈출하지 않았을까
복잡성은 사람들의 행동에도 영향을 끼친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무역 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해 건물이 무너지는 동안 대피보다는 제자리에 남아 있길 선택한 사람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운과 추측, 심리학, 건축 설계 방식, 그리고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행동할 때 작동하는 더 많은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 작용 때문에 제때 탈출하지 못했다.

사람들을 계단에서 한꺼번에 밀려 내려가게 하거나 도로를 마구 내달리도록 해 보라. 그러면 모든 움직임에 금방 과부하가 걸려 부득이 정지 상태로 접어들면서 사태는 복잡성 호의 반대편 극으로 뛰어 넘어간다. 변함없이 견고하고 제자리에 동결된 형태로, 그러나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공기 분자들 못지않게 단순한 형태로 말이다. 진정한 복잡성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은 공기 분자들이 막 어떤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고층 건물 사람들이 막 출구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해당하는 복잡성 호의 정점에서다.
사람들이 어떤 건물에서 탈출하려 할 때 혼란을 조성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내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들은 비상구로 이어지는 통로에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그루터기 같은 기둥 하나를 설치해 놓는 것이 사람들이 비상구로 탈출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출입구를 향해 한꺼번에 몰려 나가고 있는데 그 앞에 피해야 할 작은 어떤 것이 설치되어 있을 경우에는 무리의 폭발적인 움직임에 약간의 제동이 걸림으로써 사람들이 연쇄 충돌하게 되고 그로 인해 큰 적체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당히 통제된 흐름의 형태로 출입구를 향해 흘러갈 수 있게 해 준다. 그런 장애물들은 강물이나 사람들의 흐름을 복잡성 호의 정점에 놓이게 함으로써 동결된 극점을 향해 곧장 치달려 가지 않도록 해 준다. 
_<2장 불타는 건물이나 위험한 도시에서 빠져나오는 일은 어째서 어려운가?> 중에서
 

생각하는 대로 모양과 기능이 바뀌는 기기

딱히 과학자들의 입을 빌리지 않아도 우리는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어 더 두려운,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나타나는 신제품들, 특히 가전제품을 포함한 전자 기기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손쉽게 사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예전과 똑같이 통화와 문자 기능만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새로운 기술의 ‘복잡함’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일반 사용자들은 내부의 복잡한 프로세스와는 상관없이 간단하게 결과만 보여 주는 제품들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아이팟이 바로 그런 류의 제품이다. 또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지만 MIT가 주관하고 삼성 등의 기업이 후원하는 미디어 랩 연구소에서 만드는 ‘비누’와 같은 제품도 있다.

‘비누Bar of Soap’는 일반적인 휴대 전화와 마찬가지로 전화기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요 카메라, 휴대용 정보 단말기, 웹 브라우저, 이메일 허브의 역할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휴대 전화와는 달리 사용자가 어떤 식으로 사용하려 하는가에 따라 그 모양을 완전히 변형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아이폰과 많이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비누를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있을 때처럼 들면 그 속에 내장된 터치 센서들과 가속도계가 중앙 처리 장치에 신호를 보내고, 중앙 처리 장치는 그 기기의 모든 면을 감싸고 있는 LCD 패널을 디지털카메라의 제어 장치들과 스크린 모양으로 그려 낸다. 그것을 휴대 전화기처럼 들고 있으면 디지털카메라의 제어 장치들은 사라지고 휴대 전화로 쓰기에 적당한 장치 모양들이 새로 나타난다.
비누의 비범함은 그 기기의 내부에 있지 않다. 그것의 진수는 우리에게 온갖 옵션을 제공해 주는 방식에 있다. 그것은 아이폰처럼 우리에게 전용 스위치들만 제공해 주지만 스위치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을 때는 융통성 있게 사라짐으로 여백 혹은 빈 공간을 계속 남겨 둔다.
_ <9장 어째서 휴대 전화와 카메라는 터무니없이 복잡한가?> 중에서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심플렉서티 현상들

‘복잡함’과 ‘간단함’은 우리 선입견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진짜 복잡한 것은 무질서해 보이는 상태가 아니라 질서와 무질서 사이의 어떤 한 지점이다. 복잡성 연구자들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서 아주 사소한 부분을 건드림으로써 전체 현상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들의 해결책이 사실은 아주 간단한 것일 경우가 많다.

• 도로를 확충해도 교통 흐름이 좋지 않은 이유
도심으로 진입하는 간선 도로를 아무리 많이 확충해도 처음에는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의 상태를 되찾게 된다. 도로가 확충된 만큼 더 많은 차량이 원활한 통행을 기대하고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도심으로 진입하는 간선 도로가 자주 정체를 일으킨다면 그 도로의 전체 통행량을 줄인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흐름은 원활해진다.
•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병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썩지 않는 천을 기증받아 아프리카에서 메디나 충에 의한 감염을 99퍼센트까지 감소시켰다. 일반적으로 많은 국가와 단체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의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예산은 진짜 필요한 곳에 닿지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돈을 들여 백신과 물자를 지원하는 것보다 때로는 물류를 정비하고, 생활 환경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 정도만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목차

▶목차 
서문
제1장 어째서 주식 시장은 예견하기 어려운가?
      다른 모든 사람에 의한 혼란
제2장 불타는 건물이나 위험한 도시에서 빠져나오는 일은 어째서 어려운가?
      본능에 의한 혼란
제3장 한 발의 총탄은 어떻게 세계 대전을 불러일으키는가?
      사회 구조에 의한 혼란
제4장 어째서 가장 뛰어난 기술이 필요한 일의 보수를 가장 낮게 주는가? 또 어째서 가장     적게 파는 회사들이 가끔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가?
      보수(報酬)에 의한 혼란
제5장 사람이나 쥐, 세계가 죽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케일에 의한 혼란
제6장 어째서 형편없는 팀이 번번이 승리를 거두고 좋은 팀은 번번이 패배하는가?
      목표에 의한 혼란
제7장 어째서 우리는 늘 나쁜 일이 일어날까 걱정하는가?
      두려움에 의한 혼란
제8장 아기는 어떻게 가장 뛰어난 언어학자가 되는가?
      침묵에 의한 혼란
제9장 어째서 휴대 전화와 카메라는 터무니없이 복잡한가?
      유연한 적응 능력에 의한 혼란
제10장 왜 질병의 90퍼센트를 치료하는 데 의료 자원의 단 10퍼센트만 사용되는가?
      잘못된 목표들에 의한 혼란
제11장 어째서 복잡성학(學)이 예술에서는 적용되지 않는가?
      아름다움에 의한 혼란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김훈 옮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되었다. 2007년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경북 봉화군에 있는 대안학교인 ‘내일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패디 클라크 하하하>, <환상 여행>, 캐드펠 시리즈 중 <99번째 주검>과 <성소의 참새>, <메디슨 카운티의 추억>, <피아니스트>, <지터버그 향수>, <희박한 공기 속으로> 등이 있다.

제프리 클루거

≪타임≫의 수석 편집자이자 작가다. 1994년 실제 아폴로 13호에 탑승했던 제임스 로벨과 공동 작업한 『잃어버린 달: 아폴로 13호의 위험한 항해Lost Moon: The Perilous Voyage of Apollo 13』는 1995년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다. 그 외에 비평가들의 대호평을 받은 『빛나는 해결책: 조너스 소크와 소아마비의 정복Splendid Solution: Jonas Salk and the Conquest of Polio』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현재 뉴욕에서 아내와 딸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