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움직인 거인들

공자에서 루쉰까지, 최고의 인재 56인이 수놓는 열전 중국사

이나미 리쓰코

출판사 민음인 | 발행일 2008년 4월 1일 | ISBN 978-89-601-7046-9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 152x205 · 240쪽 | 가격 11,000원

책소개

사람이 시대를 만들고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
2500년 중국사를 빛낸 위대한 인재들
춘추 시대 공자에서 현대의 루쉰까지, 도전적인 삶과 위대한 업적으로 2500여 년 중국사에 족적을 남긴 56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중국을 움직인 거인들』이 민음in에서 출간됐다.
『중국을 움직인 거인들』은 중국 정사(正史)의 ‘열전(列傳)’ 형식을 빌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온 인재들의 삶을 통해 역사의 풍경을 펼쳐 놓는다. 정치가, 군사(軍師), 사상가, 예술가 등 역사의 전면에서 활약한 이들에서 모험가, 편집자, 수집가, 이야기꾼 등 지금까지 잘 소개되지 않았던 전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까지, 시대의 상식에서 탈피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인물들의 약동하는 삶을 엿볼 수 있다. 56인의 생애를 보다 현실감 있게 소개하기 위해, 짧은 전기 뒤에 그들이 남긴 시문이나 서화, 혹은 역사서에 수록된 본전(本傳) 등을 함께 실었다.
어려운 중국사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꾸준히 소개해 온 이나미 리쓰코가 균형 잡힌 시각으로 짧은 분량 안에 인물들의 진한 삶의 자취를 녹여 냈다.
 
처세의 달인에서 한 우물만 판 대가까지
선인들이 걸어간 길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
다섯 왕조 11명의 황제를 섬기며 재상을 지낸 처세의 달인 풍도와 시대를 앞선 개혁 정치를 단행했으나 백성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데 실패한 왕안석, 뚜렷이 대조되는 삶을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의 정치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가 하면 거세라는 치욕을 이겨 내고 중국 최초의 정사(正史)를 창조한 사마천이나 세 왕조의 멸망을 겪으며 이리저리 떠돌면서도 후대를 위한 교훈을 글로 남긴 안지추처럼, 숱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뚜렷한 신념과 개성으로 스스로의 삶을 주도해 나간 이들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할 것이다.
 
▶ 역사의 전면에서 활약한 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
저자는 교활한 모략가의 이미지로 널리 알려진 삼국 시대 조조를 “탁월한 군사 전략가이자 수완 좋은 정치가”이며 “뛰어난 학자이자 걸출한 시인”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 처리하여 원성을 들었던 동진(東晋)의 재상 왕도에 대해서는, 북방 이주민과 강남 토착민 간의 융화를 꾀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며 그의 유연한 정치 감각을 높이 사기도 한다. 이렇듯 균형 잡히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숱한 과장과 전설 속에 감춰진 역사 속 영웅들의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
▶ 한 가지 사색, 한 문장, 한 획에도 혼을 불어넣은 학자와 예술가들
공자는 자신의 이상 정치를 실현해 줄 군주를 찾아 무려 14년간이나 여러 나라를 떠돌았다. 당나라의 대시인 백거이는 시를 지을 때마다 글을 읽지 못하는 노파에게 들려준 뒤, 그가 알아듣지 못하면 알아들을 때까지 쉬운 말로 고쳐 썼다고 한다. 이렇게 자신의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 대학자와 예술가들 덕분에 중국은 사상과 예술의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 전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장인과 대가들
옛 중국에도 자신만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프로페셔널’들이 있었다. 명대(明代)의 저잣거리에는 ‘강석사’라 불리는 직업 이야기꾼들이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대표적인 명강석사 유경정이 결정적 장면을 이야기할 때면 “호통 치고 고함지르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집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한편 명나라 말기의 풍몽룡처럼 과거 시험을 보는 서생들을 대상으로 수험서를 펴낸 전문 편집자도 존재했다. 그가 무려 40년 동안이나 과거에 도전한 만년 낙제생이었다는 사실은 재미있는 역사의 아이러니다.
▶ 남성 천하에서도 굴하지 않는 삶을 산 철의 여인들
가부장적 유교 윤리가 지배한 전통 중국에도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와 빼어난 재능을 가진 여성들이 있다.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여제로 천하를 호령한 측천무후, 전쟁 중에도 죽은 남편의 장서를 지키며 주옥같은 시를 남긴 이청조, 당대의 지성과 교류하며 날카로운 정치의식을 단련시킨 유여시, 격동의 청나라 말기 여성의 한계에 도전하며 열혈 혁명가로 살다 간 추진이 보여 준 모습은 시대는 달라도 깊은 근저에서 상통한다고 할 것이다.

목차

서문  

제1장. 어지러이 피고 지는 고대 제국의 성쇠
모든 것의 시작 – 춘추․전국․진․한
공자 – 수천 년 동양을 지배한 사상의 아버지
상앙 – 중앙 집권의 근간을 세운 냉혹한 법치주의자
장자 – 궁핍한 뒷골목에서 천지자연을 품다
진시황제 – 천하를 가지고도 채우지 못한 불사의 욕망
한고조 – 시정 무뢰배에서 통일 제국의 황제로
사마상여 – 희대의 사랑 속에 여문 문학 재능
사마천 – 거세의 치욕을 이겨 내고 대역사를 쓰다
반초 – 호랑이 굴에 뛰어들어 천하를 호령한 용장
 
난세의 영웅과 시대 비판 정신 – 삼국․서진
조조 – 교활한 모략가인가 불세출의 영웅인가
제갈량 – 한번 주군은 죽어서도 주군, 신의의 책사
화타 – 외과 수술의 달인, 신이 내린 명의
죽림칠현 – 시대의 압박 속에서도 경쾌했던 자유인들
두예 – 대세에 아랑곳 않고 한 우물만 판 아웃사이더
 
화려하게 꽃핀 귀족 문화 – 동진․남북조
왕도 – “좋아, 좋아.”가 입버릇이었던 유연한 정치가
왕희지 – 권력 대신 자유로운 삶을 택한 서예의 성인
고개지 – 털 세 가닥에 혼을 불어넣은 회화의 성인
사도온 – 귀족 사회에 핀 재기 발랄한 함박꽃 한 송이
도연명 – 국화꽃 꺾어 들고 남산을 바라보네
안지추 – 시대의 격랑 속에서 아로새긴 고금의 교훈
 
제2장. 융성한 통일 왕조의 흥망
개성 강한 정치인과 대시인의 세계 – 당․오대
측천무후 –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카리스마 여제
이백 – ‘하늘에서 귀양 온 신선’이라 불린 방랑 시인
안진경 – 부러질지언정 뜻을 굽히지는 않으리
백거이 – 귀족, 평민 모두에게 사랑받은 위대한 상식인
어현기 – 한스럽다, 재능을 가리는 비단 치마
풍도 – 다섯 왕조 11명의 황제를 섬긴 처세의 달인
이욱 – 국가의 불행은 시인의 행복
 
새로운 지식인들 – 송
임포 – 매화를 아내로 학을 자식으로 삼은 은둔 시인
왕안석 – 800년 세월을 외면당한 불운의 개혁가
심괄 – 재능만큼 야망도 컸던 만능 과학자
휘종 – 방탕한 천자와 초일류 예술가의 두 얼굴
이청조 – 죽은 남편의 보물을 지킨 천재 여류 시인
신기질 – 강인한 무인, 호방한 반골 시인
 
세계는 넓어지고 사상은 깊어지다 – 원․명
조맹부 – 황제들의 탄복을 산 귀공자적 기품
도종의 – 재야의 삶을 관철한 기록 문학의 명인
정화 – 인도에서 아프리카까지, 세계가 내 무대다
심주 – 자립형 문인의 길을 개척한 도시의 은자
왕양명 – 내 마음이 곧 이치다
이탁오 – 시대를 앞서 나간 ‘위험한 사상가’
서광계 – 선진 문물을 과감히 도입한 실용주의 학자
 
제3장. 위기 혹은 기회, 현대로의 도약
시대 전환기를 뜨겁게 살다 간 명인들- 명말 청초
풍몽룡 – 통속 문학을 유행시킨 최초의 전문 편집자
장대 – 반세기를 유민으로 살다 간 초일류 재야 문인
유경정 – 청중의 마음을 움직인 희대의 이야기꾼
모진 – 8만 4000책의 장서를 모은 집념의 서적 마니아
여회 – 저물어 가는 시대를 노래한 풍류 시인
유여시 – 당대의 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한 여장부
 
역사와 예술을 응시한 날카로운 시선 – 청
만사동 – 중국의 루소
팔대산인 – 세상에 침묵하며 내면에 귀기울인 천재 화가
공상임 – 살아 있는 역사를 그려 낸 희곡의 대가
납란성덕 – 죽음의 그림자를 예감한 대문장가
양주팔괴 – ‘괴물’들의 자유분방한 붓놀림
조익 – 고증학의 새 장을 연 대기만성 역사가
 
외세와 정치적 격변에 대처하는 자세 – 청 말기․중화민국 초기
임칙서 – 서양의 오만에 맞선 결사 항전파의 선봉
옌푸 – 최초로 서양 사상서를 소개한 번역계의 거목
량치차오 – 잠든 용 중국을 깨운 천재적 신문 발행인
추진 –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열혈 혁명가
루쉰 – 펜 끝으로 투쟁한 세기의 논객
 
인물 찾아보기

작가 소개

이나미 리쓰코

1944년 일본 도야마 현에서 태어났다. 1966년 교토 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1972년 같은 대학원에서 중국 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가나자와 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국제 일본 문화 연구 센터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인물 삼국지』, 『중국 문장가 열전』, 『배신자의 중국사』, 『중국 문학의 유쾌한 세계』, 『중국 미스터리 탐방』 등이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