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멈추는 시간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 때, 나를 위로하는 성서

이나미

출판사 민음인 | 발행일 2014년 3월 24일 | ISBN 978-89-601-7358-3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5x215 · 284쪽 | 가격 13,500원

책소개

정신과 의사 ․ 베스트셀러 작가 이나미

다시 일어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치유의 처방전

 

“깊은 슬픔과 절망감으로 주저앉고 싶은 순간,

성서에서 다시 힘을 얻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이나미 박사의 성서 치유 에세이 『슬픔이 멈추는 시간』이 ㈜민음인에서 출간되었다. 일상의 크고 작은 고통, 분노나 미움으로 인한 마음의 병, 실패로 인한 무력감에서 가족을 잃고 느끼는 깊은 슬픔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넘어지고 절망하거나 무력감을 겪는다. 어떤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이 마음의 상처가 깊어질 때 저자는 성경의 한마디에서 위로를 얻기를 권한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성경은 온갖 비유를 담고 있는 인류의 고전이기에 심리적 통찰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고민이 있을 때 신앙이 있는 이들은 성경이나 불경 등 믿는 종교의 경전을 펼치기도 하지만, 막상 어디를 읽어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그때 어떤 상황에서 어디를 봐야 할지 알려 주는 가이드북 같은 역할도 할 수 있는 책이다. 화가 날 때, 죽고 싶을 때, 부모님 때문에 속상할 때, 배신당했을 때 성서의 어느 부분을 읽으면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받을 수 있는지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 다시 살아가기 위하여

“잠시 슬픔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세요.”

 

저자는 신앙이, 성서가 누군가의 소망을 이루어 주리라거나 모든 슬픔과 고통을 없애 줄 것이라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픔을 달래며 책장을 넘기는 시간 동안 잠시나마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고통이 스스로를 더 깊고 성숙하게 만들 수 있도록 용기를 내라고 조언한다. 한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전문적인 위로의 말이나 항우울제 같은 약보다 때로는 신앙과 성경에 등장하는 비슷한 상황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공감과 위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저자는 자식 잃은 슬픔을 신앙으로 극복하고 임종까지도 평화로웠던 외할머니의 삶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믿음이 가져다주는 마음의 평화와 종교의 힘을 직접 느껴 왔다. 그의 커리어가 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박사 과정 이후 뉴욕의 유니온 신학교에서 종교심리학을 공부하고 뉴욕 신학교 강의로 이어진 것, 두 개의 석․박사 논문이 종교와 관련이 있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책은 총 다섯 개의 부로 구성된다. ‘깊은 슬픔으로 마음이 무너질 때’ ‘가족 때문에 상처가 깊다면’ ‘분노와 미움으로 마음이 병들어 갈 때’ ‘회의와 허무의 순간에는’ ‘옳고 그름 혹은 종교에 대하여’, 이 다섯 가지 분류에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경험할 수 있는 슬픔과 고민이 여과 없이 담겨 있으며, 이에 대한 성서적 접근과 정신과의사로서 주는 조언이 함께 엮인다. 지독한 슬픔을 경험할 때, 화가 치밀 때, 죽고 싶을 때, 가족 때문에 상처받을 때, 잊기 힘든 배신을 당했을 때 등 누군가 현실에서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저자가 그에 답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 책 속에서

 

 

-자식을 잃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말이 도움이 되겠습니까 (p11)

 

광주민주항쟁이나 이한열, 박종철 군 사망 같은 시국 사건에서 천안함 사건, 최근의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 등에 이르기까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주위에 상당히 많다. 그런 불의의 사건 말고도 암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자식을 잃는 참척의 슬픔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부모의 슬픔을 위로하는 일은 그야말로 너무나  어렵다. 그 어떤 위로의 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성경에도 이처럼 깊은 고통을 겪은 부모들의 이야기가 여럿 있다. 특히 참을 수 없는 온갖 모욕과 함께 죄 없이 십자가에 매달린 아름다운 아들 예수가 서서히 죽어 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던 성모 마리아의 슬픔은 큰 의지가 되는 장면일 것이다. 사랑하는 자식을 앞세운, 서글프고 초라한 삶의 끈을 힘없이 놓아 버리고 싶을 때, 다음과 같은 구절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지금은 너희도 근심에 싸여 있지만 내가 다시 너희와 만나게 될 때에는 너희의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이며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너희는 기쁨에 넘칠 것이다.”(요한 16,22-24)

 

-정말 화가 납니다. 날 이렇게 형편없이 키운 부모님에게 화가 나고 내 인생을 망친 배우자에게 화가 나고 불공평한 이 사회에 화가 나고 내 주위 모든 사람에게 화가 납니다. 왜 세상은 이렇게 엉망진창입니까? (p137)

 

성경에도 이렇게 엉뚱하게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우리와 비슷한 우중이 나온다. 소돔이 멸망하기 전, 소돔 사람들은 군중심리에 휩싸여 죄 없는 하느님의 천사들을 끌어내어 겁탈하고 폭행하려 했다.(창세19,1-9) 아합왕은 가뭄을 예언하며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엘리야에게 오히려 “그대가 이스라엘을 망치는 장본인인가?”라고 화를 냈다.(1열왕 18,1-17) 작은 일에도 합당한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이, 소돔이나 나사렛의 어리석은 백성들과 과연 얼마나 다른지 물어야 할 대목이다. 우리가 분노에 사로잡혀 응징하겠다고 덤벼드는 순간, 과연 누구를 처벌할 권리와 자격이 있는지 먼저 숙고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쩌면 용서뿐일 수도 있다. 우리가 분노의 대상에서 진심으로 자유로워질 때는 그 대상을 온전히 용서한 후이다. 제대로 용서하지 못하는 한 어떤 복수를 한들, 우리는 그 복수의 대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남편이 이렇게 나를 배반할 줄 몰랐습니다. 철저하게 이중생활을 했더군요. 그 여자한테 쓴 돈이 엄청납니다. 나는 평생 남편하고 그 집안에 헌신했는데 어떻게…… (p176)

 

사랑이나 신뢰가 근본이 되어야 하는 부부간에 믿음이 흔들리면 회복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배우자의 혼외정사, 시댁에나 처가로 큰돈을 빼돌렸을 때, 몰래 주식투자나 노름으로 재산을 축냈을 때, 부부들은 서로 믿지 못하는 결혼 생활을 계속해야 할지 회의를 느낀다. 성경에도 이렇게 가까운 이들에게 배신당하는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여럿 등장한다. 레베카와 그의 둘째 아들 야곱이 첫째 아들 에사우를 속여 장자의 권리와 축복을 모두 빼앗는 장면. 그러나 장자의 권리를 몽땅 훔쳐 간 배신자 야곱은 장자의 권리를 누리기는커녕, 형을 속인 죄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고향을 떠나야 했다.(창세25,29-28,5) 가까운 이의 배신 때문에 본인과 주위의 삶이 처참하게 부서진 삼손의 일생 또한 야곱이 에사우에게 용서받는 장만만큼이나 큰 교훈이 된다. ……

임상에서는 우선 배신한 이들과 서로 쌓아 왔던 강한 심리적 의존관계를 청산하라 조언한다. 기대도 사랑도 없었던 관계라면 배신당했다 해서 실망스러울 것도 미워할 것도 없다. 배신의 아픔이 너무 강하다면 먼저 내가 상대방과 어떤 식으로 의존관계를 지속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목차

들어가며 

 

Part1 깊은 슬픔으로 마음이 무너질 때

 

자식을 잃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말이 도움이 되겠습니까

고통 속에서 만나는 사랑이 어떻게 축복인가?

운명의 힘에 휘둘린다면

내가 만난 장애물, 그 숨은 뜻은 무엇인가?

 

Part2 가족 때문에 상처가 깊다면

 

대가족의 미로에서 길을 잃었을 때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 부모로부터 받은 선물

아버지와 화해하기

어머니를 넘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밀

새로운 가정의 대안으로서 친구 관계

심성의 뿌리…… 고향을 찾아서

 

Part3 분노와 미움으로 마음이 병들어 갈 때

 

이 타오르는 분노의 마음을 어찌하랴

질투심, 어떻게 다스릴까?

희생이 병이 되지 않으려면

배신의 경험은 인생의 힘

 

Part4 회의와 허무의 순간에는

 

허무의 진창에 빠졌을 때

죽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내 삶의 마지막 시간, 죽음 앞에서

슬럼프와 좌절을 이기는 힘

 

Part5 옳고 그름 혹은 종교에 대하여

 

기독교는 배타적 민족주의의 산물인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남을 평가하고 단죄하고 싶은 마음

유대교와 기독교를 보는 눈

 

글을 마치며

작가 소개

이나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 정신의학과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뉴욕 융 연구원에서 분석 심리학 과정을 공부하고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 종교 심리학 석사를 받았다. 뉴욕 신학대학원에서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 교수와 한국 융 연구원 교수를 겸직 중이다.

저서로 『여자의 허물벗기』, 『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 『에로스 타나토스』, 『우리가 사랑한 남자』, 『사랑의 독은 왜 달콤할까』,『성경에서 사람을 만나다』,『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 『오십후애 사전』, 『한국 사회와 그 적들』, 『괜찮아 열일곱 살』이 있으며 역서로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 등이 있다.

독자 리뷰